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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골룸] 북적북적 156 : 가장 평범하고 특별한 한 그릇 - '평양냉면' 식탁 위의 문학기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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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ip:) 조회수 :215

작성일 2021-04-07 23: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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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 플레이어를 클릭하면 휴대전화 잠금 상태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오디오 플레이어로 듣기"조선 사람이 외국 가서 흔히 그리운 것이 김치 생각이라듯이, 평양 사람이 타향에 가 김포공항주차대행있을 때 문득문득 평양을 그립게 하는 힘이 있으니, 이것은 겨울 냉면 맛이다. 함박눈이 더벅더벅 내릴 때 방안에는 바느질하시며 삼국지를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만 고요히 고요히 울리고 있다. 눈앞에 글자 하나가 둘 셋으로 보이고 어머니 말소리가 차차 가늘게 들려올 때, "국수요-" 하는 큰 목소리와 같이 방문을 열고 들여놓는 것은 타래타래 지은 냉면이다. 꽁꽁 언 김치죽을 뚜르고 살얼음이 뜬 진장김칫국에다 한 젓가락 두 젓가락 풀어 먹고 우르르 떨려서 온돌방 아랫목으로 가는 맛! 평양냉면의 이 맛을 못 본이요, 상상이 어떻소!" (김소저, 1929.12.)가장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음식. 누구나 먹을 수 있지만, 그 맛과 원조에 대한 각자의 비평과 취향이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최고급 코스를 평할 때만큼 엄격한 별식. 한반도 서민의 미식이자, 이제 '평냉 마니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남북 사람 모두가 집단으로서의 역사적 추억을 공유하게 된 한 그릇. 네, 평양냉면입니다.북적북적의 156번째 책으로, 8월 15일에 출간된 '평양냉면'을 골랐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남긴 시부터 4.27 남북정상회담 후 영국 신문 가디언에 실린 칼럼에 이르기까지...평양냉면을 '뜯고 맛보고 즐긴' 다양한 시대와 상황 백내장수술속 사람들의 기록과 시, 소설을 '문화집단 가갸날'이 두루 수집하고 해설을 붙여 만든 책입니다."'선주후면'이란 말이 우리 시골에 있다. 소갈비나 구워서 소주를 마신 뒤에 얼벌하니 고추를 쳐서 동치밋국에 말아놓은 냉면을 먹는 맛이란 지내보지 않은 사람으론 상상할 수도 없는 기막힌 진미다......국수 꾸미, 다시 말하면 국수에는 무슨 고기를 쳐야 가장 맛이 나는 것일까? 흔히들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친다. "수육 치구 한 그릇이오"라든가 "수육 치구 두 그릇이오" "살루 치구 두 그릇이오"라든가는 이를 말함이다. 사실 서울이나 평양에선 이외의 꾸미를 맛볼 수는 없다. 나는 다행히 물오리고기, 닭고기, 노루고기, 범의 고기, 산돼지고기 등등을 쳐서 먹어본 일이 있으나, 무엇무엇 해도 냉면에는 꿩 이상 가는 것이 없다. 꿩보끼를 쳐서 동치밋국에 먹어본 적이 없는 이는 냉면에 대하여 말참견할 자격이 없다. 꿩은 겨울에 나는 동물이다. 냉면 맛이 겨울에 나는 것은 이 ?문도 아닌가 한다. 꿩고기 쳐서 냉면을 먹어보지 못한 겨울은 내게 암보험있어선 지극히 불행한 겨울이다. 이번 평양을 들러 2박을 하는 동안 세 곳의 냉면집에서 다섯 그릇의 냉면을 먹었다. 질이 저하되었다. 서울 25전에 평양 15전이니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어떤 것은 서울 것만 못한 것도 있었다. ......" (김남천, 1938.5.29; 5.31)100년 전 문인들의 냉면 예찬과 품평이 어쩌면 이렇게 2018년의 냉면 미식가들, 이른바 '평냉 부심'을 부리는 사람들과 똑같은지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평양냉면에 대해 말할 자격도 없다고 주장한다든가, 요즘은 원조도 맛이 변질되고 있다고 탄식한다든가. 냉면을 자주 먹고, 냉면을 못 먹을 때면 말이라도 하면서 그리워하는 그 유별난 애정도 요즘의 '평냉족'과 똑같습니다.어린 임금 순조는 신하들에게 "야식으로 같이 냉면 먹자" 해놓고, 자기 그릇에 얹을 돼지고기를 따로 챙겨온 신하한테 제대로 면박을 줍니다. 다산 정약용은 평양에 벼슬 자리가 생겨 부임하는 친구에게 "기생이랑 따뜻한 방에서 고기 굽고 냉면 먹겠네" 놀리는 시을 지어줍니다. 그러나 냉면은 현재 뿐만 아니라 전부터 일찌기, 임금과 고위관리들만 향유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음을 이 책에서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과거시험 치러 상경한 선비, 조그맣게 장사하던 구한말 상인, 한 푼이라도 벌어보고자 자신의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다 크게 창피를 당하는 환갑의 노인(소설).... 모두 고되고 지친 하루를 지나며 냉면 한 그릇으로 삶의 애환을 녹였습니다.가장 평등한 별식 ㅡ 이것이 아마도 우리가 이토록 냉면을 사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제면기가 보급되기 전엔, 장정 2명 이상이 동시에 중노동을 해 "눌러줘야" 면가락을 뽑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했고, 배달 국수의 대표격에 '짜장면'이 오르기 전엔 그 자리를 '냉면배달부'가 차지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풍속 기록과 기사도 실려 있습니다. 나혜석의 드로잉을 비롯해 냉면을 중심으로 한 이런저런 삽화들도 흥미롭습니다.냉면을 소재로 한 일제강점기의 단편소설과 수필들도 하나같이 참 재미있습니다. (현진건)이 연상되는 강남브라질리언왁싱단편-이긴 하되, 인력거꾼의 남성정력제추천진한 설렁탕이 아니고, 그보다는 좀 덜 극적으로 아무도 죽지 않으며 시시콜콜 가계부가 등장하는 일상적인 얘기를 담아내기에 왠지 꼭 안성맞춤인 것 같은 냉면 한 그릇이 배달되는- (김랑운), 그리고 소설가 이태준이 어느 날 냉면집에서 목격한 의 이야기가 유난히 가슴에 남습니다. 꼭 들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백범 선생은 평양냉면집을 찾기도 했다. 호텔 측에서 신변보호 운운하며 나들이를 못하게 했기 때문에 냉면 맛을 보기 위해 약간의 작전을 짜야 했다. 백범 목이물감선생은 이날 조반 때 예의 강남왁싱점심 주문을 요구받았지만, "아무 거나 먹지" 하고 적당히 얼버무렸다가 점심때가 다 되어, "오늘은 나가 평양냉면이나 먹겠다"며 의관을 챙겼다. 당황한 지배인은 "여기서도 얼마든지 평양냉면을 갖다드릴 수 있습니다" 하며 한사코 말렸다. 그러나 선생이 "이 사람아, 냉면은 뜨끈한 삿자리에 앉아 먹어야 맛이 나지"하고 짐짓 나무라자 더 이상 잡지 못했다. 백범 선생과 김신 씨, 김우전 동지와 나는 세단차를, 안내원은 덮개를 씌운 소련제 지프차를 만성설사타고 뒤따라오는 경비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냉면집을 찾았다. 김우전 동지가 옛 화신백화점에서 서문통으로 얼마 안 가 오른편 골목 안에 있는 기성면옥이라는 냉면집에 안내하여 들어갔다........ "(선우진 143쪽. 1948년 남북협상 당시의 에피소드)이 책에 수록된 글 가운데 올해 남북화합의 분위기 속에서 나온 글이나,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을 방문했던 분들의 글은 다른 곳에서도 요즘 많이 접하고 계실 것 같아 이번 낭독에선 제외했습니다. 오늘 마지막 낭독으로는 백범 김구 선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고, 1948년 4월 남북협상을 위한 평양방문길에 동행한 선우진의 저서 에서 발췌된 평양냉면 한 끼에 대한 스케치를 읽었습니다.이때만 해도 남북 사이 그어진 선은 휴전선이 아니라 38선이었지요. 이 부분만 욕창치료읽어도, 비록 당시에도 북쪽으로 건너간 김구 선생의 행보가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냉면 좀 사먹고 오겠다고 짐짓 고집을 부리면 호텔도 끝까지 만류하진 않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김구 선생 일행을 맞아들이게 된 냉면집 주인도 크게 놀라지 않고 이내 모른 척 냉면을 내옵니다.이로부터 2년 뒤 6.25가 발발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확히 70년 전, 1948년의 저 남북협상은 실패했습니다. 김구 선생이 겪었을 좌절감은 헤아리기 힘듭니다. 그러나 이제 70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우리 한반도 사람들이 겪은 모든 일들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그저, 올해 발기부전남북이 나눈 평양냉면의 맑은 육수 위로는 이제 이 격동의 시대를 돌아돌아 찾아온 진정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기를 기도할 뿐입니다.*낭독을 허락해 주신 출판사 '가갸날'에 감사드립니다.▶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아이튠즈'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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